[머니투데이 이정배기자]이건창호 김영근 사장(59)은 지난 1988년 상무이사로 이건창호시스템의 창립 멤버로 출발해 1993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김 사장은 1960년대 후반, 당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회사 가운데 하나였던 광명목재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지난 1978년 이건산업으로 자리를 옮겨 1988년 이건창호 설립에 참여하는 등 30여년을 오로지 나무와 창호에만 몰두해 온 전문경영인이다.
‘창호’라는 개념조차 희박했던 지난 1980년대 후반, 김 사장이 이건창호 설립을 주도하게 된 것은 이건그룹 박영주 회장의 `특명'에 의한 것.
당시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던 박 회장은 미래 사업으로 `창호'를 선택하기에 이르렀고, 신사업을 끌어갈 성실하고 믿을만한 그룹내 인물들을 고르다가 김영근 사장을 선택했다.
김 사장이 이건창호에 합류할 당시 이건창호에는 건축과 출신이 대다수였다. 농화학 전공인 김 사장이 어려움을 겪었을 것은 불문가지. 그는 건축에 관한 기초 지식이 부하 직원들보다 휠씬 못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자는 시간을 줄여가면서 건축 공부를 했다.
그가 최초로 맡은 프로젝트는 오늘날 시스템 창호 사업을 1위로 성장할 수 있게 한 독일 슈코사와의 기술 제휴. 독일어 사전을 뒤져가면서 제품과 기능에 대한 연구를 통해 선진 기술을 공부했다. 그렇게 몇년간 시간을 투자하자 창호에 대해 무지했던 김 사장은 누구 못지 않은 전문가가 됐다.
김 사장은 “합판 밖에 모르다가 창호사업에 참여하면서 시장과 판매 등 엔지니어로서는 알기 어려운 분야까지도 공부하게 됐다”고 회고한다. 이러한 창업 경험으로 그는 평소 후배들에게 “일을 할 때는 항상 1-2단계 윗 직급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일해라”라고 권고한다.
김 사장은 단순히 독일 기술을 전수받은 것 뿐만 아니라 우리 실정에 맞게 토착화시키는데도 큰 관심을 기울였다. 창호가 기후 및 주거문화와도 관련이 있는 만큼 이에 맞는 변화, 즉 `한국화'를 시도한 것이다.
김 사장은 특히 고급 자재시장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예견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가 이건창호라는 브랜드를 성장시키는 데 앞장서 온 것도 같은 맥락.
고객만족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단순한 제품의 판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경영'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30여년 동안 업계에 몸담으면서 실천해온 경영 철학은 ‘에너지 절약’이다.
그의 경영 철학은 시스템 창호를 통해 에너지 절약 개념을 건축 시장에 최초로 도입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함경북도 성진에서 출생한 김 사장은 경기고를 졸업한 후 서울대에서 농화학을 전공했다.
이정배기자
머니투데이